정조의 명으로 그린 김응환의 금강산 화첩 최초 공개
정조의 명으로 그린 김응환의 금강산 화첩 최초 공개
  • 황현옥 기자
  • 승인 2019.08.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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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기 간 : 2019년 7월 23(화) ~ 2019년 9월 22일(일)까지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23일(금)부터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의 전시품(총 44건 360여 점)을 교체하여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고려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 제작된 우리나라 실경산수화를 소개한다.

나아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응환金應煥(1742~1789), 김윤겸金允謙(1711~1775), 김하종金夏鍾(1793~1878 이후) 등 조선 후기 화가들과 그들의 실경산수화를 새롭게 조명했다.

특별전 기간(2019.7.23.~9.22 총 61일간) 중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일부 작품들이 교체된다. 교체대상은 총 16건 51점에 이르며 그 중 15건은 화첩 형태이다. 화첩 속 다른 면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장소를 그린 실경산수화와 그 안에 담긴 새로운 이야기를 풍부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게 박물관측 설명이다.

더불어 각 화가가 발견한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이를 표현한 개성적인 화법도 더 깊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조의 명으로 그린 김응환의 '해악전도첩' 최초 공개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김응환金應煥(1742~1789)의 '해악전도첩海嶽全圖帖'은 전시되지 않은 나머지 그림과 관련 글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도화서 화원인 김응환은 1770년대까지는 정선의 영향이 강한 금강산 그림을 제작하다가 1788년 정조正祖(재위1776~1800) 명으로 직접 금강산을 유람한 후에는 독창적인 그림을 제작했다. 

김응환이 사망하기 1년 전에 남긴 이 화첩은 개인이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에 최초로 공개하게 되었다. 김응환은 파격적인 구성과 거침없는 필치로 금강산 곳곳의 명소를 60면의 화면에 담았다.

김응환 만물초/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응환 만물초/사진=국립중앙박물관

그림 속 바위와 나무 등은 기하하적으로 표현되어 가히‘조선의 입체파’라 할만하다. 각 그림의 다음 장에는 장소와 관련된 글이 적혀있는데 그 내용이 마치 여행자료집처럼 구체적이어서 흥미롭다.

더불어 김응환의 손자뻘인 김하종金夏鍾(1793~1878 이후)이 그린 기행화첩도 화면이 교체되어 후반부의 낙산사, 설악산 그림 등 총 6점이 새롭게 펼쳐진다.

김하종 설악전경/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하종 설악전경/사진=국립중앙박물관

같은 장소, 다른 느낌: 마음의 풍경으로 거듭한 실경산수화

화가들은 풍광이 빼어난 곳을 가보고, 마음이 움직인 경치를 화폭에 담으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했다. 같은 장소를 보면서도 전혀 다르게 표현한 화가들의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은 이번 전시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김윤겸金允謙(1711~1775)과 김희성金喜誠(?~1763 이후)이 각각 그린 '극락암도極樂菴圖'는 교체전시되는 작품이다.

김윤겸, 영남기행화첩중 극락암/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윤겸, 영남기행화첩중 극락암/사진=국립중앙박물관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에 위치한 이 작은 암자를 김윤겸은 화면의 왼쪽에 간결한 필치로 절벽 위에 암자를 그리고 나머지 공간은 굽이굽이 이어지는 덕유산자락을 푸른색으로 옅게 채색하며 여운을 남겼다. 이에 비해 김희성은 극락암이 위치한 절벽 뒤편으로 산봉우리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암자로 향하는 인물들을 묘사해 설명적인 느낌이 강하다.

김희성, 불염재주인진적첩중 극락암/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희성, 불염재주인진적첩중 극락암/사진=국립중앙박물관

금강산의 명소인 장안사長安寺, 삼불암三佛庵, 묘길상妙吉祥, 구룡폭九龍瀑 등은 여러 화가에 의해 자주 그려졌다.

특히 압도적인 크기의 구룡폭포는 금강산 그림의 단골 소재로, 조선시대 화가부터 현대의 사진작가까지 그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다.

김응환 구룡폭/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응환 구룡폭/사진=국립중앙박물관

김응환은 구룡폭의 길이를 강조하고 층층이 이루어진 화강암의 암벽 면을 기하학적으로 강조했다.

김하종은 정면에서 바라본 폭포를 포착하여 폭포수의 시원함을 잘 전달했고, 19세기에 활동한 엄치욱嚴致郁은 스냅사진을 찍듯이 폭포의 중단까지만 화면에 담았다.

엄치욱 구룡폭/사진=국립중앙박물관
엄치욱 구룡폭/사진=국립중앙박물관

요즈음 사람들은 국내외 이름난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사진을 찍으면서 그 짧은 순간 사각 프레임에 어떤 경물을 담을지,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를 고민하고 찍은 사진을 확인한 후에 보정을 하곤 한다.

조선시대 화가들은 우리 강산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치열한 구상과 예술적 실험 끝에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실경산수화를 완성했다. 화가의 시선이 머물렀고 그 마음을 흔들었던 우리 땅의 모습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잔잔한 감동과 창작의 영감을 느끼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

이정수 구룡폭/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정수 구룡폭/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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