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날 '안전관리 우수사례부문 국토부 장관상' 수상 대대적 홍보
-현장 관계자들 "롯데건설 현장관리 부실 시인하는 꼴"
-노동부 관계자 "안전블럭 등 일부 안전시설 미비했던 것으로 보여"

[와이즈경제뉴스=홍성완 기자] 서울 강서구 물재생처리시설 공사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현장이 롯데건설 현장으로 확인됐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날은 롯데건설이 대대적으로 스마트 건설기술?안전 엑스포에서 안전관리 우수사례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대대적인 보도에 나선 직후에 일어난 사고다.

서울 서초에 위치한 롯데건설 본사 (출처=네이버 로드뷰 캡처)
서울 서초에 위치한 롯데건설 본사 (출처=네이버 로드뷰 캡처)

16일 업계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 물재생처리시설 공사장에서 지난 2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크레인 해체 중 구조물에 작업자가 깔리면서 일어났다. 롯데건설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크레인 기사 외에 작업자가 한 명 더 있었는데, 사고 피해자는 크레인 기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고를 당하신 분이 크레인 기사라고 들었다”며 “작업이 없는 상황에서 본인이 일이 없다는 이유로 장비를 철수시키려고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은 롯데건설과 함께 대흥토건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대흥토건이라는 업체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에 지분이 있는 곳”이라며 “대흥토건 측과 장비업체가 구두상으로만 보고하고 임의적으로 장비를 빼가기로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날 사고현장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방문했다. 박 시장은 사고현장을 둘러보면서 사고방지를 위해 관리감독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날 롯데건설은 지난 달 27일 ‘2019 스마트 건설기술?안전 엑스포에서 안전관리 우수사례부문 국토부장관상 대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한 날이다.

롯데건설은 “국토부가 주최하고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박영수 한국시설안전공단이사장 등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날 바로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롯데건설이 자신한 안전관리 부분에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사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현장 관계자는 “현장에 공사가 없다고 해도 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는데 두 명만 들어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그냥 현장 안전관리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현장 관계자도 “작업이 없었다면 시건장치(잠금장치)가 되어 있었을 텐데, 롯데건설에서 이 부분이 미비했다는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크레인을 해체하는데 카고크레인이나 다른 사이드 크레인이 있었어야 하는데 단 두 사람이 해체 장비를 잡아주는 것도 없이 작업했다는 것부터 이해가 안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작업책임자가 당연히 있어야 하는 현장에서, 작업책임자가 임의로 보고도 없이 해체 작업을 허락했다는 것인지 여러 부분에서 어폐가 많다”며 “일이 없다고 작업책임자 없이 크레인을 해체해 나가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현장관리가 전혀 안되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아직 조사 중에 있음을 전제로 달면서도,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는 사망하신 분과 동료 작업자 등 두 명만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붐 해체 작업 공간에 안전블럭이나 방책 등 안전방지 시설들이 설치돼 있어야 하는데 미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중에 있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대재해이기 때문에 조사기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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