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 재점화, 한국기업의 대응방안 전문가 좌담회
미중갈등은 ‘장기전’, 美대선 앞둔 3분기 최고조…대선결과 무관 지속 예상
한국 수출 美·中 의존도 40%이상, 코로나19 여파 겹쳐 수출 여건 악화
미중 힘겨루기에 낀 韓경제, 경제부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업종은 수혜도

- 기저질환 있는 韓경제, 무역다변화와 글로벌공급망 재편 등 종합적 검토 필요

[와이즈경제=최미나 기자]   코로나 이후 재점화된 미중 갈등이 미국 대선 이후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경제의 타격 최소화를 위한 대응전략 모색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6일(화) '미중 통상전쟁 재점화, 한국기업의 대응방안'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속에서 한국경제의 영향을 분석하고, 한국기업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은 미 대선 결과를 떠나 수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특히 대선을 앞둔 3분기에 가장 격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게는 위험과 기회가 병존하지만 현재 코로나까지 겹쳐 경제타격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6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 한국 기업 대응방안 세미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사진=전경련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6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 한국 기업 대응방안 세미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사진=전경련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한국 수출은 전년대비 10.3% 감소하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 특히 대중국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며, “여기에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대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예고하고, 코로나 팬데믹 책임론 공방으로 미중갈등이 다시 표출되며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1월 미중 무역협상 관련 1차 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지금, 미중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중 갈등과 함께 코로나 발병 이후 강화되고 있는 리쇼어링이 세계화 시대 모범국가였던 한국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부 산업들은 글로벌 경쟁 구도의 재편 과정에서 일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날 토론자로 나선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산업의 영향에 대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은 반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가시적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웨이가 미국과 손을 잡은 대만업체 TSMC를 대신해서 우리 기업에 반도체 생산을 요청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자칫 무리한 거래 확대로 메모리까지 제재대상이 되면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분쟁 2라운드는 IT 기술패권 전쟁으로 한국의 산업과 기업들에게는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공존 한다”면서, “기회요인으로는 중국에 한국산 IT 장비와 소재 공급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한국기업이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편, 위협요인으로는 미국이든 중국이든 어느 일방의 기업과 관계가 깊어질 경우 경쟁상대국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미중 전쟁에 대해 “돈과 권력은 나누어 쓸 수 없다는 것이 본질”이라면서, “미중관계의 향방은 트럼프의 지지율과 중국의 태도가 결정할 것으로 보이나 3분기에는 더욱 격화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지금 한국 입장에서 전통 제조업은 탈중국화를, 소비재와 서비스는 중국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드(THAAD) 배치 후 중국의 한한령으로 한국의 화장품 및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지적하는 한편,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가 글로벌 1위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인한 일본 반도체 기업의 몰락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간 경쟁이 커지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관행이 폐지될 경우 반도체와 조선 등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다”고 전망했다.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은 최석영 前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미중 양국의 대립은 경제ㆍ통상ㆍ기술 분야를 넘어 전략 및 패권경쟁으로 확산되고 있어 세계경제질서의 불확실성은 극대화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 계속 내연할 것”이라며, “동맹국인 미국과 경제의존도가 높은 중국 사이에서 무역에 명운을 걸어야 하는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원칙 하에 고도의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위험분산을 위해 무역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리쇼어링과 현지생산방식을 고려한 무역·투자 전략을 종합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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