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2차전지 주주권 행사 어려워"
증권가, "전지사업 가치 재평가, 투자재원 마련"

[와이즈경제=한유주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 이를 두고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자료=LG화학
LG화학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4각 생산체제 및 합작법인 현황. 자료=LG화학

LG화학은 17일 이사회를 개최해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분할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오는 10월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분할 방식인 물적분할에 대해서는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반면 주주들의 반응은 반갑지 않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엘지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에 피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청원은 오후 2시 기준 3700여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주주들의 의견은 물적분할이 될 경우 2차전지에 대해서는 주주권을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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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LG화학

LG화학이 지분 100% 소유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라는 회사가 생기면 신규 자금 확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자체 주주를 모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식을 새로 발행한다면 기존 주주인 LG화학의 지분 가치는 줄어들게 된다. 이는 곧 기존 LG화학의 주주들의 입지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투자 기회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KB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백영찬 연구위원은 "전지 사업부가 경쟁기업대비 적정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고 물적 분할 이후 전지사업부 상장 등 유동화를 통한 투자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백 위원은 "전일 기업분할 뉴스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은 차익실현 매물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합의금이 1조원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뉴스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한상원 연구위원은 "전지사업 가치가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히며 "가려졌던 첨단소, 생명과학 등이 부각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2020년 상반기 분기보고서 기준 전지사업 자산은 14조8천억 원으로 전체 자산기준 38.2%다. 외형과 영업이익은 12조4829원, 5208억 원으로 예상된다. 2022년 외형과 영업이익은 23조387억 원, 1조5330억 원으로 예상되고 2025년에는 31조8780억 원, 3조9710억 원까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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