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날 이끌었다
[기자수첩]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날 이끌었다
  • 홍성완 기자
  • 승인 2020.11.02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와이즈경제=홍성완 기자] 영상 미디어의 발달로 유튜브를 통해 정보의 공유가 이뤄지는 세상. 우리는 정보의 홍수 시대 속에 이제는 읽는 게 아닌, 눈으로 보고 듣는 것으로 자유롭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유튜브 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시스템은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상을 추천 목록으로 노출시킨다.

이런 현상 속에 가끔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영상들이 추천되어서 올라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얼마 전까지 유행하던 말이 바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었다’였다.

알고리즘 기능은 나와 성향이 비슷한 유형들이 많이 보는 영상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서 일일이 내가 보고 싶은 영상을 찾는 수고를 덜어주고,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1차적으로 원치 않는 정보들을 미리 거를 수 있게 해주면서 정보 검색에 대한 피로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기능들이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정보의 편향성에 놓이도록 한다. 이에 잘못된 정보로 인한 편견과 고립된 틀에 갇히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 단적인 예로 이단 종교나 가짜뉴스에 더 쉽게 노출되고 세뇌당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내포된다. 객관적 상황 인식에 대한 부재를 초래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일부 기독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 집단에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와 선동에 속아 검사를 거부하고 동선을 속이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다.

또한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의 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세대갈등과 지역갈등, 극단적인 혐오사상 등을 극대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알고리즘 기능에 의해 자신들과 비슷한 성향의 동영상이 추천되고, 이러한 영상들을 보며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이 댓글을 달면서 공동의식을 다진다. 이를 통해서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고 비방하는 행동을 지속한다.

이로 인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서로를 외면한 채 또다시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공동의식을 다진다. 이러면서 자신들은 정보의 섬에 갇히게 되고, 편견과 모순적 틀 속에 갇히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극에 달하면 주변에 해를 끼치는 양상으로까지 번진다.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대. 어떤 것이든 우리는 편리함 속에 동반되는 책임과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기 위한 성찰이 필요하다. 생활의 편리를 제공하는 것들은 대부분 그만큼의 위험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라는 편리한 운송수단은 사고로 인해 상대에게 해를 끼칠 수 있기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책임감 등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런 편리성에 대한 대가를 너무나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음주운전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정보의 습득이 편리해진 만큼, 그에 대한 막대한 책임감과 성찰이 필요하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자기표현 방식의 편리함이 가져온 댓글 부작용.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성숙한 인터넷문화를 만들기 위해 현재까지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는 것처럼, 이제는 영상 미디어를 통한 정보 습득에 있어 좀 더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려는 계몽적 행동들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무분별한 정보의 유출, 특정 이익을 위한 정보의 혼란을 야기하는 것에 대한 단호한 대처도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와 정보 습득의 공평함은 마땅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가짜뉴스를 통한 선동과 혐오사상에 의한 도 넘은 비방들을 제어할 규제와 함께 이를 규범적으로 지키게 하기 위한 서로 간의 계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오늘도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보며 출근길에 나서면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 때’마다 인공지능에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다짐했다. 

그러다 문득… 무슨 의도로 올라왔는지 모르지만 내 눈길을 끄는 요상한(?) 영상을 클릭 해버리고 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