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국제유가 등에 서비스·공업제품 하락
집세는 0.5%로 2년만에 최대 상승폭

10월 소비자 물가
10월 소비자물가동향(자료=통계청)

[와이즈경제=오세영 기자]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개월 만에 0%로 쪼그라들었다. 역대급 장마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의 물가가 올랐지만 통신비 등 서비스물가와 공업제품 등이 하락했다. 집세는 2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0.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0.3%로 떨어진 뒤 9월까지 1%대로 4개월 연속 올랐지만 지난달 다시 떨어졌다. 지난 10월 물가지수 변동은 6월(0.0%)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이기도 하다.

집중호우와 장마로 인해 작황이 어려워진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올랐다. 채소류가 20.2% 상승했고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 7.5%, 5.6%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양파(70.7%)·파(53.5%)·토마토(49.9%)·사과(49.4%)·고춧가루(21.4%) 등이 상승폭을 끌어올린 반면 상추(-28.6%)·열무(-22.5%)·오이(-13.0%) 등은 급락했다.

농축수산물과 달리 공업제품은 1%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에 석유류 가격이 14% 떨어졌고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보다 4% 내려갔다. 가공식품은 1.4% 소폭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0.8% 내렸다. 지난 1999년 10월(-0.9%)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지난달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과 고등학교 무상교육 정책 확대로 공공서비스가 6.6% 하락한 게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휴대전화료는 전년 동월 대비 21.7% 내렸고 고등학교 납입금은 74.4% 떨어졌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효과 등으로 1.4% 올랐다. 외식 물가는 1%, 외식 외 서비스 물가는 1.7% 올랐다.

집세는 2년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집세는 지난 2018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0.5% 올랐다. 특히 전세가 0.6%으로 지난해 2월(0.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월 대비 추세를 보면 집세는 지난 6월부터 4개월 동안 상승하고 있다. 전세는 4월부터 6개월째 오르는 형국이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보다 0.1%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3% 내려 지난 1999년 9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7% 떨어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10월 물가하락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 통신비 지원은 1회성이었기 때문에 다음달에는 영향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고교 납입금 지원 정책 지속 등으로 물가 하방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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