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현역작가 47명의 작품과 역사유물 자료 등 총 120여 점 전시 예정
말모이 원고는 개막후 22일까지만 관람 가능

[와이즈경제=이대희 기자] 기존 관습적인 맥락의 한글 전시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음악과 영상이 결합된 새로운 시각예술과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한글 특별전이 개최된다.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이 오는 12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제공=예술의전당)
한글 특별전 'ㄱ의 순간'이 오는 12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제공=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과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이하여 오는 12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과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한글을 주제로 한 특별전 ‘ㄱ의 순간’을 공동으로 주최한다고 5일 밝혔다.

‘ㄱ의 순간’ 전시전에서는 장르를 망라한 작고·현역작가 47명의 작품 70여 점과 역사유물 자료 50여 점 등 총 12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은 “그간 한글을 주제로 한 전시들은 한글의 형태와 의미에 초점을 맞추었고, 서예가와 타이포그래피 작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문자예술 서(書)는 전통미술의 핵심이었지만, 현대미술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단절되었다”며 “‘ㄱ의 순간’은 이러한 관습적인 맥락에서 탈피하여, 문자로서의 한글이 예술과 결합하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글을 기반으로 한 미술작품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영상과 음악이 함께 결합한 시각예술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예술의전당 이동국 큐레이터는 “‘ㄱ의 순간’은 말이 글이 되는 지점이다.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을 통하여 언어가 예술의 본령임을 확인하고 본래는 하나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기획취지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글의 탄생, 일상과 미래를 한글 창제에 담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ㄱ, ㄴ, ㅁ, ㅅ, ㅇ의 5개 섹션으로 구성됐으며, 서예박물관 전관(2~3층)에서 4개의 섹션이 열린다.

‘ㄱ – 씨’ 섹션에서는 한글의 잉태와 탄생의 지점에서 소리와 문양의 관계를 통찰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훈민정음의 창제원리인 역리, 상형, 자방고전이 현대작가에 의해 재현된다. 김호득, 백남준, 서용선, 이강소, 태싯그룹 등의 작품과 천전리 암각화, 훈민정음해례본 등의 역사 유물이 함께 전시된다.

‘ㄴ – 몸’ 섹션에서는 초성, 중성, 종성이 네모꼴로 시각화되는 한글의 구조원리를 이야기한다. 한글이 자음과 모음으로 건축되고 구조화되는 모습을 강이연, 서도호, 이슬기, 박대성, 박이소 등의 작품과 함께 ‘도산십이곡’, ‘표착 조선인 서화’ 등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ㅁ – 삶’에서는 내용과 조형이 일체된 한글이 시서화와 가무악의 주체로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글은 문양, 한자, 알파벳은 물론 몸 언어와도 어우러지며 예술언어로서의 진면목을 나타낸다. 김환기, 남관, 오세열, 오인환, 이응로, 전광영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ㅅ – 얼’ 섹션에서는 우리의 말과 글이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죽음 속에서도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라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우리 조상들이 지켜낸 한글의 모습을 고산금, 노주환, 박정혁, 이진경 등의 작품과 이육사, 신채호, 한용운 육필, 조선말본 말모이 원고, 우리말 큰사전 등을 통해 되돌아볼수 있다. 지난달 새로 보물로 지정 예고된 말모이 원고는 개막 후 22일까지만 관람이 가능하다.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리는 ‘ㅇ – 꿈’에서는 언어의 원형인 고고유물의 재해석을 통해 예술의 미래를 바라보고자 한다. 울산, 고령의 암각화 가야토기, 청동 거울 등 고고유물에 각인된 추상문양과 이를 재해석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한 데 어루러질 예정이다. 김혜련, 원일, 이우환, 최병소, 최정화, 황창배 등의 작품과 함께 가야토기, 양전동 암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미스터트롯’으로 유명한 가수 영탁 등 문화계 인사들이 전시장을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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