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공식화...중장기적 시각 긍정적
KCGI와 법정 다툼, 노사 갈등, 중복 인력 구조조정 등 문제 산적

[와이즈경제=홍성완 기자] 정부의 주도 아래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공식 추진하기로 결정되면서 이를 둘러싼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천문학적인 부채, KCGI의 법적 문제 제기 여부, 양사 노조와 경영진과의 갈등 가능성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홍성완 기자)
(사진=홍성완 기자)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공식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항공운송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를 통해 정부와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하고, 산업은행은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 및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양대 국적항공사의 원활한 통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합병 소식에 시장전문가들은 향후 발생할 여러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SK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 12조원 넘는 부채 어쩌나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은 항공업계 구조조정이라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일단 긍정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10조원이 넘는 부채 문제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 연구위원은 “이번 인수합병은 항공업계의 중장기적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며 “양 사의 통합은 중복 노선의 효율을 높이고 자연스러운 Yield(매수단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말 연결 기준 12조8400억원, 별도 기준 11조5500억원의 부채를 보유한 기업”이라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설사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을 분리매각한 뒤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조5000억원 유상증자 대금과 영구채 인수대금 3000억원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더라도 10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떠안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당장 내년 말까지 급한 불을 끄는 것은 가능하나, 10조원이 넘는 부채에 대한 부담이 대한항공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 인수 확정까지 넘어야 할 이슈 산적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위원은 인수 확정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대한항공의 정관 변경에 따른 발행가능주식수 확대와 아시아나항공 무상감자 의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공정위 승인 및 해외결합심사 통과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향후 확인해야 하는 이슈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강성부 펀드)의 한진칼 3자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법적 문제 제기 여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 노조와의 경영진과의 갈등 가능성, 대한항공 주주배정 유상증자 성공 여부, 양사 간 중복 서비스 및 인력에 대한 조정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 연구위원도 중장기 경쟁 강도 완화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결정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산 국제선 점유율(2019년 기준)은 37.5%(진에어 및 아시아나항공 자회사까지 포함 시 48.9%)”라며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FSC)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 구조조정 흐름에 따른 공급조절로 운임 경쟁 강도가 완화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주주들의 대한항공 지분 가치 희석 우려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측면에서 양 사간의 시너지 창출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불확실성 증가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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