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국민연금 지분 5% 이상 투자 상장사 현황 조사
CJ제일제당·대한항공·크래프톤 등 내수·게임주 보유 가치 감소
[와이즈경제=김민정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역대급 불장’ 속에서 국민연금이 반도체 등 주도주 덕에 1년 새 주식 가치가 2배 가까이 폭증, 100조원 넘는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민연금이 2025년 말 기준으로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272곳의 주식 가치 조사 결과, 전체 주식가치는 247조4114억원으로, 2024년 말(129조4802억원)에 비해 1년 새 117조9312억원(91.1%)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필두로 조선·방산 관련주들이 국민연금의 전체 포토폴리오를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코스피 시장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국민연금이 상장사 지분율을 늘린 곳이 171곳으로, 지분율을 줄인 곳(127곳)보다 훨씬 많았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2배 가까운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게 한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다.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0.32%p 늘리는 데 그쳤음에도 주가가 125.4% 폭등하며 보유 주식가치가 30조6908억원(133.2%)이나 늘어났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분율(7.35%) 변동은 없었지만 주가가 274.4% 급등하며 보유 가치가 25조5139억원 증가했다.
이외에도, SK그룹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456.0%·3조5201억원)를 비롯해, 원전·방산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357.2%·2조949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7.3%·2조7349억원) 등이 주가 급등과 함께 지분율까지 늘어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역대급 불장 속에서도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 중 평가액이 쪼그라들며 큰 손실을 기록한 곳도 많았다. 주로 내수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 게임, 바이오 관련 종목들이 그 대상이다.
국민연금 투자기업 중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18.6% 하락한 데다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4.64%p나 축소하면서, 주식가치가 1년 새 2340억원(-48.9%)이나 감소하면서 반토막 났다.
국내 게임 대장주인 크래프톤 역시 주식 평가액이 1882억원(-18.8%) 줄어들었고 시프트업(-60.2%·-1595억원)도 주가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시프트업은 주가가 44.0% 급락하고,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2.13%p 줄이면서 평가액이 60% 넘게 감소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24.5%·-1890억원), SK텔레콤(-17.1%·-1778억원), LG생활건강(-35.0%·-1491억원), SK이노베이션(-13.9%·1380억원), 녹십자(-35.3%·-780억원) 등도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LG전자의 경우 주가는 10.1% 올랐지만,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1.09%p 줄이며 평가액이 6.1% 감소했고, 오리온도 주가가 3.2% 상승했지만 지분율을 2.41%p 축소하면서 평가액이 20.4% 줄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지분율을 가장 크게 늘린 상장사는 HD현대마린엔진(8.26%p)이었다. 이어 엠앤씨솔루션(7.26%p), 삼성에피스홀딩스(6.70%p), 달바글로벌(6.28%p), 서울보증보험(6.20%p), 포스코DX(5.84%p), 에스투더블유(5.40%p), 브이엠(5.37%p), 롯데관광개발(5.33%p), LG CNS(5.18%p) 등도 지분율을 늘렸다. 이 중 롯데관광개발을 제외한 9곳은 지난해 신규 취득한 상장사였다.
반면, 식음료 기업을 중심으로 내수 업종의 지분투자는 축소했다. 합병으로 소멸된 HD현대미포와 상장 폐지된 동원F&B를 제외하면, STX엔진(-4.69%p), 한세실업(-4.66%p), CJ제일제당(-4.63%p)의 지분 축소폭이 컸다. 또한 농심(-3.22%p)과 DL이앤씨(-3.13%p), 진시스템(-3.02%p)의 지분도 3%p 이상 줄이며 포트폴리오를 조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