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발생' 건설사 오명
-특별검사 기간 중 또다시 사고 발생…강도 높은 조사 필요

[와이즈경제=홍성완 기자]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세종시 공사 현장에서 이달 초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장관리에 대한 부실함이 의심돼 특별점검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특별점검이 시작된 직후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현대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사진=홍성완 기자)
현대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사진=홍성완 기자)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세종시의 ‘금빛노을교 및 5생활권 외곽순환도로’ 현장에서 지난 7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하이드로 이동식 크레인으로 철근을 인양하는 작업 중에 슬링벨트가 풀리면서 철근이 낙하했고, 바로 아래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를 덮쳐 1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측은 현재 조사 중에 있는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사고는 현대건설의 현장관리가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보통 건설회사마다 자체적으로 슬링벨트 관리 기준이 있다”면서 “보통 철근을 옮길 때 쓰이는 슬링벨트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점검해야 하고 작업을 할 때 2중으로 체결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안전관리가 모두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하 동시작업이 이뤄지지 않아야 하는 기본적인 안전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상하 동시작업은 금지되어 있다”며 “이런 부분도 안 지켜졌다고 볼 수 있고, 크레인과 신호수의 신호체계 자체가 제대로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20일에도 경기도 남양주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한 바 있다.

당시 사고는 현장에서 토사 상차를 위해 덤프트럭이 후진을 하는 상황에서 근로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해 일어났다. 이 사고도 신호수나 현장 관리자가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이같이 현대건설의 공사현장에서 지속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 따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건설사라는 점을 들어 이달 초부터 특별점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이번 특별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6일부터 현대건설의 전국 현장에 대해 불시점검을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세종시 ‘금빛노을교 및 5생활권 외곽순환도로’ 현장은 '행복도시특별법'(약칭)에 따라 특별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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