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 있다고 해도 실적 악화 책임 결국 직원에게 전가
임원과 직원 간 연봉 차이 뚜렷...작년 신동빈 회장 연봉은 172억 이상

[와이즈경제=오세영 기자] 롯데그룹이 임직원 안위는 뒷전인 채 실적 악화를 이유로 일부 계열사들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그룹 본사가 위치한 롯데타워 (사진=홍성완 기자)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그룹 본사가 위치한 롯데타워 (사진=홍성완 기자)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롯데계열사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유통분야 사업을 맡은 계열사들은 점포 구조조정이, 롯데자산개발과 하이마트, 롯데호텔 등은 임직원 희망퇴직이 진행됐다.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신동빈 회장과 임원들의 자구책이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동종업계 보다 낮은 수준의 업계 최저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 임원들이 지난 6월까지 3개월 동안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는 했지만 그 동안 임원과 직원 간의 연봉 차이가 크고 직원들의 연봉 수준도 낮기 때문에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 롯데계열사, 코로나19 타격 인한 실적 악화

롯데그룹은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실적 악화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올해 상반기 매출 4조843억원, 영업익 56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017억원에 달한다.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매출 8조 1226억원, 영업이익 535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 8.8%, 82%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2423억원에 달한다. 이번 3분기 예상도 매출 4조1860억원, 영업익 8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 6.4% 줄어들 전망이다.

그룹의 양 날개인 롯데케미칼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조9578억원이며 영업손실은 53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59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줄었고, 영업이익은 90.5% 급감한 32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BU의 상황도 암울하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의 상반기 매출은 각 4.7%, 3.7%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 11.7%, 45.9% 줄었다.

실적악화 직원 탓?…잇따른 구조조정

롯데그룹의 구조조정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현재 롯데그룹은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점포를 정리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롯데쇼핑은 3~5년 동안 700여개 매장 가운데 200여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 9월까지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1개, 롯데마트 12개, 슈퍼·롭스 77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임직원 구조조정도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만5298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2만4228명으로 1070명 줄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3월에 창사 20년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5년 이상 근무 50세 이상 대리부터 부장급 직원까지 해당됐다.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3월 말과 4월 각각 유급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롯데컬처웍스 직원 수도 올해 8월말 1713명으로 전년 동월 4033명에 비해 57.5%나 줄었다.

최근 롯데자산개발은 내부 공고를 통해 정규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방침이다. 10년 미만은 기본급 12개월, 10~20년은 기본급 15개월, 20년 이상은 기본급 18개월의 퇴직위로금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자산개발은 서울 잠실롯데타워와 롯데몰 등 복합쇼핑센터와 리조트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을 도맡아 진행하는 회사다. 이어지는 영업이익 적자에 최근 코로나19로 매장 매출이 크게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회사 측은 공고문을 통해 "3년 동안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회사 자금사정 또한 여력이 없어 한계점에 온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조직 및 인력 운영을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될 상황에 놓여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우선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 임직원 간 연봉 차이도 극명...신동빈 회장 172억

롯데그룹의 임직원 구조조정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평소 주요 계열사들의 직원 급여가 동종업계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임원과 직원 간의 연봉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롯데 그룹사 가운데 임원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지주다.

특히, 롯데지주 등 신동빈 롯데 회장의 경우 지난해 151억1700만원의 기본금과 21억2000 성과급 등 보수총액이 172억4000만원에 달했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임원 평균 연봉은 4억4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원 평균 연봉도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1억4418만원이다. 그러나 동종업계를 살펴보면 △CJ 3억7200만원 △LG 1억6400만원 △GS 1억4600만원 등으로 직원 평균 연봉에 차이가 난다.

두 번째로 높은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임원 연봉은 평균 3억 200만원이지만 직원 평균연봉은 5위에 안에 오르지 않았다.

세 번째로 임원 평균연봉이 높은 곳은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으로 2억7800만원이다. 직원 평균연봉의 경우 4384만원으로 나타났으며 동종업계와 비교해보면 △신세계 5900만원 △현대백화점 5900만원 △BGF리테일 5500만원 △GS리테일 5300만원 △이마트 3700만원 등의 차이를 보인다.

임원 평균연봉이 4위로 높은 곳은 2억7100만원으로 조사된 롯데캐피탈이다. 5위를 차지한 롯데케미칼의 경우 임원 평균연봉은 2억6800만원이다. 직원 평균연봉은 9500만원으로 동종업계를 살펴보면 △한화솔루션 1억 26만원 △금호석유화학 9400만원 등이다. 

이 밖에도 식음료를 맡고 있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각 5124만원, 5600만원, 4800만원이다. 같은 업계인 오리온은 6600만원, 하이트진로 9583만원, 빙그레 5852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전체 계열사들이 그렇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코로나19로 직접적 타격이 입은 계열사의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 같다. 유통관련 매장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아닌 온라인 시장이 주력되는 흐름에 따른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여 부분은 계열사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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