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올해 상반기 500대 기업 현금 현황 조사

와이즈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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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경제=황인홍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1년 전보다 6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현금 보유량을 크게 늘린 것이 한 몫을 했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지정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78개 기업(금융사 제외)의 현금 및 이익잉여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총 294조 8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 232조 5918억원과 비교해 62조 2336억원(26.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이 1136조 3612억원에서 1189조 2233억원으로 52조 8621억원(4.7%) 증가한 것보다 9조원 가량 많았다.  

현금 증가분의 64.8%는 삼성전자에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말 현금 보유량은 79조 9198억원으로 1년 전 39조 5831억원의 약 2배(40조 3367억원, 101.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 규모가 310조 2168억원에서 338조 3107억원으로 28조 939억원(9.1%)밖에 늘지 않았음에도 현금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이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곳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말 기준 현금 보유량을 1년 전보다 4조 6483억원(28.8%) 늘리며, 증가액 2위를 차지했다. 이익잉여금 증가 규모는 7조 7902억원(10.2%)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익잉여금이 1조 4318억원(217.9%) 늘 때, 현금 보유량을 2조 8767억원(145.0%) 늘리며 3위에 올랐다. 

이밖에 SK에너지(1조 8442억원, 126.3%), 두산에너빌리티(1조 6271억원, 148.3%), LG화학(1조 5676억원, 29.7%), SK하이닉스(1조 4945억원, 32.9%), 삼성물산(1조 2496억원, 59.9%), 현대삼호중공업(1조 151억원, 167.4%) 등이 현금 보유량을 1조원 이상 늘렸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줄었다.
  
HMM은 올해 6월말 현재 1조 6977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말 기준 보유량인 3조 4338억원 대비 1조 7361억원(-50.6%) 줄어든 규모다. 동일 시점 이익잉여금이 4조 467억원(62.1%) 늘었음에도 현금 규모가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KT 역시 이익잉여금이 8530억원(6.3%) 늘었음에도 현금 보유량은 1조 162억원(-36.0%) 줄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환경 탓에 내외부적으로 위기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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